올 해, 글을 좀 열심히 써보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여기다가 글을 쓰지 못하고 글은 글이되 좀 엇나간 일을 하다가 몇 달을 훌쩍 건너 뛰어 쉬었습니다. 어느 외국 소셜 컴퓨팅 관련 전문가의 글을 읽자니, “블로깅 이든 뭐든 소셜 미디어 질을 잘 하려면 글을 얼마나 자주 쓰느냐가 아니라 규칙적으로 품질 높은 글을 쓰는 것이 관건이다”고 하더군요. 한데 저는 좋은 블로그 쟁이가 되기는 영 걸러 먹은 듯 합니다.
어쨌거나 그 사이 글 쓰는 일을 꾸준히 쓰기는 하였습니다. 이게 그 결과 입니다.
아키텍처 저널 위키, http://www.architecturejournal.org/wiki
모 후배님은 이런 일은 보통 힘만 들고 얻는 게 없다고 도움말 주시더군요. 저 역시, 이런 애씀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런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냥 어차피 공부하고 생각하고 경험한 거 그냥 편히 긴 숨으로 글을 써올리고 모아둘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또 좋은 글이 있으면 제가 쓴 글이든 남이 쓴 글을 옮겨 적는 것이든 조금 씩 나누어서 이 블로그에도 올릴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그나저나 새로 펼친 곳의 이름을 “아키텍트 저널”이라 이름 지으면서 “아키텍트”란 그 자체에 대하여 또 다시 고민을 하였습니다. 제가 그 동안 주장하던 소프트웨어 아키텍트의 역할이란 명확하였습니다. 전문 분야 업무 전문가와 소프트웨어 기술 전문가 사이에서 전문 분야의 업무를 이해하고 분석하여 소프트웨어 기술 전문가와 업무 전문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개발 모형”을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어 조금씩 자라나면 경험을 거쳐 다듬어 왔기에 조금씩 더 또렷이 제 머리 속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막상 아키텍트가 뭐하는 사람인지를 남들에게 말하고자 하면 여전히 말문이 막히고 말이 어려워집니다. 여전히 이 분야에서 조차도 그 가치나 역할에 대한 공통된 생각이나 공감이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에 ‘아키텍트’란 사람들이 정말 있기는 하는 걸까요? 국내 이 분야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열악하다, 척박하다” 소리를 너무 연거푸 들어서 그런지 정말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 지 믿음을 가지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아키텍처 위키를 준비하면서도 <누가 읽으라고?>란 질문에 끝없이 자문 자답하여 고민을 거듭 하던 것이지요.
누구도 답을 내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명함에 아키텍트라고 찍힌 직함을 많이 본다고 하여 모두 아키텍트 노릇을 제대로 한다고 볼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남 탓 할 것도 없이, 그냥 ‘구성도’라고 하면 될 수준 정도의 블록 다어어그램 제목에 ‘아키텍처’란 이름을 달면서 겉멋을 부리고 있는 저 자신의 모습부터가 마음에 거슬리니까요.
그래서 4, 5월의 작은 개편에 맞추어 “아키텍처”란 무엇인가 “왜 아키텍처 저널”을 만들려고 했는가에 대한 아주 짧지만 마음 속에 담긴 글을 적어서 http://www.architecturejournal.org/wiki/Korea_Architecture_Journal:About 여기에 올려 보았습니다. 짧기도 하고 거칠기도 한 글이지만 조심스레 여기도 인용해 봅니다.
소프트웨어 (또는 IT) 아키텍트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대목장(大木匠)입니다.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는, 큰 집을 짓는 대목장처럼, 스스로 지어야 할 집의 쓰임새를 또렷이 알고, 집이 들어설 곳에 어떤 힘이 미치게 될 지를 꼼꼼히 살펴서, 알맞은 집짓기 방법을 세울 줄 압니다. 집을 이루는 모든 재료의 성질을 잘 알고, 스스로 밝힌 집짓기 방법에 가장 알맞게 재료를 손보는 방법을 고를 줄 압니다. 실제로 오래 동안 손수 익히고 갈고 닦은 집짓기 경험을 간추려서, 집을 짓는 데 들어가는 기술과 돈과 사람 모두를 한 데 엮을 줄 알아야 비로소 대목장 곧 아키텍트란 말을 들을 자격이 있습니다. 거기에다 앞으로 보태질 쓰임새 까지 미리 그려보고 누구에게나 쉽게 풀어 이해시킬 줄 아는 힘을 갖추기까지 하였다면 더 말할 나위 없이 맞춤이라 하겠습니다.
따라서 아키텍트는, 집짓기를 부탁한 사람의 바람을 알고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풀어야 할 문제를 잡아내고 해석하여 이를 기술과 돈과 사람의 일로 통역하는 일을 해야하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대목장의 힘은 오래도록 꾸준히 읽기/나누기/생각하기를 되풀이 하지 아니하면 갖추기가 어렵습니다.
이 곳(한국 아키텍처 저널,"Korea Architecture Journal")은 말 그대로 우리 나라 소프트웨어 대목장들과 그런 대목장으로 커가고자 하는 바람을 가진 이들에게 "(그냥 한글이 옮겨 적은 것이 아닌) 우리말로 적힌" 배울 거리와 나눌 거리를 올려 놓고 널리 함께 하고자 하는 뜻으로 만들었습니다.
2009년 말 쯤에 시작되어, 지금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는 몇 사람이 새로운 기술과 산업의 흐름을 나름대로 해석하고 스스로의 의견을 널리 퍼뜨리는 목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만 여러 분야 여러 조직의 "장이"들이 뒤섞여서 어느 한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깊고 넓은 이야기 마당"으로 자라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은 일부러 아무나 계정을 만들 수 없도록 막아 놓았습니다만, 곧 진정으로 이 일을 함께 하시기 바라시는 분은 누구라도 속해 있는 회사, 연령, 직위 그 무엇도 가릴 것 없이 그러한 즐거움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길을 마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아키텍처 저널이야 어찌 되었든, “그냥 기술이야기”를 하기는 해야 겠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말 많이 쌓여 있습니다.
2010년, 아들 둘 아빠가 되고만 4월에 …
2 개 덧글:
아~ 드디어..모두가 두려워하던 길을 가시는군요.. ㅡㅡ 아들둘..
안녕하세요. 잘지내시죠? 요즘 회사에서 한가한 날들을 보내는지라 이것저것 인터넷할 시간이 많네요. 저는 Code Complete라는 책을 좋아하는데요...거기엔 인용된 말중에 가슴에 와 닿는 말들이 있더군요. "예술비평가들이 모이면 형태와 구조에 대해 이야기하고, 예술가 들이 모이면 좋은 테라번유를 어디서 값싸게구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 파블로 피카소"
혹시 설계하실때 툴은 어떤거 쓰시나요?
전 Enterprise Architect라는게 괜찮은거 같습니다. 전체를 활용하지는 못하지만, 부분적으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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