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 18.

글을 지우다

어딘 가에 어처구니 없는 서평이 올랐다고 누군가 일러줬다. 아니 볼까 하다가, 그래도 배울 게 있지 싶어 애써 찾아 읽어보았다. 헌데, 이건 뭐 전한 사람 말따나 더는 얘기 나눌 값어치도 없다. 혹시 저런 글을 읽고 책의 값어치를 오해하는 사람이 있을 까 걱정되어서, 여기에 몇 마디 쏘아주는 글을 세 편이나 썼다가 모두 지웠다.

책은 벌써 찍혀 나왔다. 내가 쓰기는 하였으되, 읽는 사람은 내가 아니니, 책의 값어치를 매겨야 할 이들도 내가 아니다. 사람들이 뭐라고 하던 책이란 읽고 보는 사람들의 몫이므로, 내 눈높이와 내 잣대에 견주어 이러쿵 저러쿵 할 일이 아니다.

다만, 우리말씀을 두고 요사이 내 뒤틀어진 마음을 말하자면 이러하다.

나는 여태 우리 나라가 또렷히 다른 색깔을 가지고 이를 길러가고 있기에, 중국.일본.미국과는 또 다른 문화 동아리라 여겼다. 그런데 아니다. 우리에게는 우리네 문화란게 없다. 문화란 말 마저도 우리말에서 나온게 아닌 바에야. 우리 문화의 거지 반은 중국 것이다. 그 반의 반은 일본 것이다. 나머지 반의 반은 미국(서양) 것이다.

조선시대 선비 양반들 말따나, 조선 아니 대한민국은 중국이란 위대하고 큰 나라의 아랫 나라가 맞다. 아니라고 할 도리가 없다. 곧 이어, 일본의 아랫 나라였고, 뒤이어 미국과 서양의 아랫 나라로 살아왔다. 그랬기에 겸손하게도, 지금 많이 배운 자들 일수록 제 어미 아비가 농사짓고 아이기르며, 시골에서 천박하게 살면서 촌스럽게 써대던 말이 우리말이란 것을 부끄러이 여겨, 다시 자랑스런 중국의, 일본의, 서양의 신하 나라로 살던 시절로 돌아가 뿌듯함을 되살리려고 그토록 애쓰고 있다.

나는 여태까지 여기 블로그를 비롯한 모든 곳에서 우리말과 글을 아껴쓰자라고 소리쳐왔던 것을 크게 뉘우친다. 큰 나라 중국, 일본, 미국과 같은 문화대국의 자식 됨을 기쁘게 여기지 않고, 덜떨어진 시골 애비들의 글과 말의 값어치를 부풀려 뇌까렸던 것을 크게 후회한다.

사실 한글은 요사이 그 쓰임새로 보아서 설총이 만든 이두나 그리 다를게 없다. 좀 편하다는 정도이지 그 너머가 아니다. 나는 빨리 우리 나라말을 영어로 바꾸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적어도 한자와 일본어까지를 반드시 글꼴에 넣어 써야 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아도 된다. 또 덜떨어진 중국글자를 휘갈겨 쓰지 않아도 무식하단 소리 듣지 않다도 된다. 한글이야 그냥 기념으로 유네스코 인류 유산으로만 올려 놓고, 잊어버리자. 어차피 얼마지나면 아무도 쓰지 않을 글자다.

나는 앞으로 결코 영어를 우리말로 옮겨쓰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으려 애쓰고자 한다. 곧 우리말보다 몇 배나 뛰어나고 세상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영어가 우리말, 나랏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 아래글을 보라. 얼마나 멋진가? 한글을 이두처럼 쓰면 이렇게 읽기도 쉽고 이해하기도 쉬우며, 별볼일 없는 우리말 우리문화를 단박에 땅바닥에 내동댕이 칠 수 있으며, 오라 오라 기쁘게도, 서양의 저 위대한 문물을 가슴깊이 감싸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에 우리는 아무런 뒷끝없이 세종을 비롯한 멍청 영감 몇이서 만든 엉성한 글자들을 내팽개치고 당당히 세계 제일 미국 문화의 자식 나라로 다시섰음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을 게다.)

오케이, 암 베리 마치 해피어 댄 비포. 암 베리 프라우드 오브 마이 컨추리 에즈 어 차이나'즈 서브 스테이트 비코우즈 앗 라스트 아이'브 리얼라이즈드 위 아 다이렉트 앤 리걸 디센던트 오브 차이니스, 더 월드 모스 빅 컨트리. 언포츄니틀리, 하우에버, 위 코리언 이즈 낫 스마트 투 런 더 월드-그레이트 랭귀지, 차이니즈. 퍼더모어, 모어 앤 모어 코리언 나우 리얼리 워너 비컴어 원 어나더 스테이트 오브 USA. 잇츠 낫 소 익스트라오리너리 이븐트. 코리아 해드 내벌 빈 어 인디펜던트 컨트리, 쏘 마이 컨트리 올웨이즈 니즈 어 파더 컨트리. 컬런틀리, 더 모스트 파워풀 컨트리 인 더 월드 이즈 USA. 인 덧 리즌, 아이 씽크 위 코리안 해드 베터 투 런 잉글리쉬 댄 차이니즈.

한글? 세종, 썪스 엔드 한글 이즈 베리 어그리 앤 테러블리 언익스레시브 랭귀지 비코우즈 소파 위 코리안 캐낫 익스프레스 웰 아워 오운 커처럴 어드밴스, 온리 유징 코리안 랭귀지 위다웃 차이니즈, 제퍼니즈, 잉글리쉬. 나우 노 코리안 유지즈 코리언 랭귀지 애니 롱걸. 와위 슈드 위 케어 써치 인컴피턴트 랭귀지?

댓글 2개:

Wonseok :

우연찮게 지우신 글들을 전부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힘들여 펴낸 책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1) 내용이 안좋다 2) 번역수준이 문제다라고
서평을 써 준 분들께는 정말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번이라도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더라면
한번이라도 번역이라는 과정에 참가해 보았더라면
저런 식의 서평은 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저 자신도 운좋게 번역이라는 경험을 해 보고 있는데
제가 한 초벌번역을 보고 이게 우리말인지
영어를 한글발음으로 적고 조사만 붙이고 있는 것인지 깜짝 놀란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1) 이 광근 교수님의http://ropas.snu.ac.kr/lib/term/ 와
2) 셈말과 셈틀 블로그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께서 고민하고 계신 많은 부분들을 동감하면서
이번에 1) 좋은 책을 번역하시고 2) 정성껏 번역하신 일에
지지를 보냅니다.

아울러 언제나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항상 있어왔으며
중요한 것은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일 것입니다.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앞으로도 좋은 수업, 좋은 책, 좋은 블로그 기대하겠습니다.

Kizoo :

힘 돋우는 말씀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도 오랫동안 우리말 씀씀이로 많이 사람과 힘든 말싸움을 이어 가다보니, 너무 큰 벽에 부딪혀 잠시 지쳤나 봅니다.

다시 마음을 채워서 애쓸 힘이 차오르기 까지는 좀 시간이 걸릴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