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말로 옮기려는 노력에 힘을 보태 주었던 분들에게 더는 크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출판사 홈페이지에도 올라오지 않는 책이고, MIT에서도 이 책으로 가르치지 않은지 오래되었습니다.
NHN 아카데미에서 일하다보니, 어떤 경로로 알게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제가 이 책의 번역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고, 이 책의 번역서를 들고 와서 공부하겠다는 분을 (아주 드물지만) 만나 뵙게 됩니다. 좋은 책으로 알맞은 공부 방법을 찾도록 도와드리는 게, 지금 제가 하는 일이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말씀 드립니다.
저는, 제가 참여했던 이 책의 번역서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원서 보세요. 굳이 번역이 필요하면 구글, 파파고를 쓰세요. 그게 낫습니다. 번역이든 창작이든 글이란 술술 읽혀서 이해에 보탬이 되어야 하는데, 제가 이끌어 옮겨 쓴 글은 그 근처도 못갑니다. 의지를 실력이 받쳐주지 못하는데도 고집을 부리다 괴작을 냈습니다. 사놓고 읽는 사람이 드문 책이니 망작에 가깝습니다. (안윤호 씨가 옮겨 쓴 5장은 뺍니다. 제가 번역하거나 검토한 적이 없으므로 평가할 자격도 없습니다.)
이 분야 기술 용어는 원어로 익혀서 아로 새기세요. 정확하게 소통하는 데 더 유리합니다. 저 역시 말하거나 글을 쓸 때, 원어를 훨씬 더 많이 씁니다.그렇다고 해서, evaluation을 "평가"로 object-oriented를 "객체 지향"으로, assignment를 "배정, 할당"으로 옮겨 쓰는 데 동의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역한 말로 착각과 오해를 서로 주고 받는 것보다는 원어 그대로를 쓰는 것이 그나마 더 낫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더구나 전산이나 정보기술 분야에는 과대 광고에 가까운 유행어가 널러 퍼져 전문 용어처럼 쓰이는 사례가 많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빅 데이터' 같은 말이 그렇습니다. 이런 용어는 우리말로 옮겨 쓰기도 뭣 합니다. 옮겨서 쓰나 원어를 그대로 쓰나, 같은 말 다른 뜻으로 쓰기 십상입니다.한편, 프로그램 짜는 공부를 하는데 이 책이나 이 책의 가르침이 낡아서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커다란 소프트웨어의 설계를 배우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서, AI가 코딩을 대신하는 시대로 나아갈 수록 더 유익한 공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단일지 모르지만, AI 세상에서는, 답을 생산하는 공부보다 질문을 생산하는 공부에 무게를 더 두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천만 다행으로, 서문이 졸역을 자랑하지 않고, 원서에 담긴 공부를 소개하고 독려하는 글이라서 아래에 그대로 살려 둡니다. 그러므로 제가 썼던 서문만 읽고 이 번역서로 공부하는 실수를 하지 마십시오.
2024년, 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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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운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정답으로 가는 길을 바로 찾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이런 책이 있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도 많은데 어쩌다가 여러분은 정말 좋은 스승을 만난 턱입니다. 그나저나 어떻게 이 책을 알게 되신 거지요? 여태 제가 겪은 바로는 어쩌다가 이 책으로 공부할 기회를 얻기가 그리 흔치는 않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 책에 담긴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 과정은 한 때 세계 300여 대학에서, 지금도 100여개 넘는 이름난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을 만치,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그래밍 교육이라 일컫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습니다만, 아직도 우리 나라 안에서는 이 책의 값어치가 생각만큼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듯 싶습니다. 어쩌면 이제서야 우리말로 옮겨 쓴 책이 나왔다는 것이 그런 사실을 뒷받침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다시 여쭙건대, 혹시 여러분의 스승이 이 책으로 가르치거나 이 책을 권했습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은 정말 좋은 스승을 만났습니다. 마땅히 고마워 해야 일입니다. 그게 아니라, 스스로 더 좋은 가르침을 찾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다면 여러분은 보기 드물게 슬기로운 사람입니다. 놀랍습니다.
제 경우엔 오로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그저 좋은 스승을 만난 덕분에 얻게된 복이었습니다. 그런 까닭에서, 지금부터 이 책에 얽힌 저의 옛 이야기를 미주알 고주알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소중한 추억을 누군가에게 도란 도란 얘기한다는 것은 그 추억을 곱씹는 만큼이나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제가 이 책으로 얻게된 깨우침과 즐거움 속으로 천천히 여러분을 꼬드기기에 그 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첫 발을 내디디는 분에게는 제 어리숙했던 시절의 얘기가 자그만 도움이 될런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세상에는 이런 책이 있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도 많은데 어쩌다가 여러분은 정말 좋은 스승을 만난 턱입니다. 그나저나 어떻게 이 책을 알게 되신 거지요? 여태 제가 겪은 바로는 어쩌다가 이 책으로 공부할 기회를 얻기가 그리 흔치는 않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 책에 담긴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 과정은 한 때 세계 300여 대학에서, 지금도 100여개 넘는 이름난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을 만치,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그래밍 교육이라 일컫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습니다만, 아직도 우리 나라 안에서는 이 책의 값어치가 생각만큼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듯 싶습니다. 어쩌면 이제서야 우리말로 옮겨 쓴 책이 나왔다는 것이 그런 사실을 뒷받침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다시 여쭙건대, 혹시 여러분의 스승이 이 책으로 가르치거나 이 책을 권했습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은 정말 좋은 스승을 만났습니다. 마땅히 고마워 해야 일입니다. 그게 아니라, 스스로 더 좋은 가르침을 찾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다면 여러분은 보기 드물게 슬기로운 사람입니다. 놀랍습니다.
제 경우엔 오로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그저 좋은 스승을 만난 덕분에 얻게된 복이었습니다. 그런 까닭에서, 지금부터 이 책에 얽힌 저의 옛 이야기를 미주알 고주알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소중한 추억을 누군가에게 도란 도란 얘기한다는 것은 그 추억을 곱씹는 만큼이나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제가 이 책으로 얻게된 깨우침과 즐거움 속으로 천천히 여러분을 꼬드기기에 그 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첫 발을 내디디는 분에게는 제 어리숙했던 시절의 얘기가 자그만 도움이 될런지도 모를 일이니까요.